군생활을 한지 어느덧 7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전역자가 너무 많고 대대에 사람이 부족해지자 출타 인원도 줄어들어 내가 시간을 잘 내지 못해 부모님께서 군부대까지 면회를 와주셨다.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 고등학생이 된 동생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함께하고 주변 호수에 가 산책을 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산책은 조금만 하고 근처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에서 초코라떼와 빵을 먹으며 그동안에 있었던 근황을 풀며 시간을 보냈다.
부대가 있는 지역이 막 활발하게 발달되지는 않았기도 하고 날씨도 따라주지 않아서 오후 중으로 부모님과의 만남을 마쳤다. 부모님과 함께있던 시간이 너무 좋았으며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수 있었다. 항상 재밌는 농담을 치시는 아버지, 고생한다고 힘내라고 하시는 어머니, 사춘기가 슬슬 끝나 조금이라도 말을 트고 얼굴이 좋아보이는 동생까지 익숙한 모습들이었지만 오랜만에 보니 함께한 모든 시간이 좋았으며, 포천까지 올라와준 가족이 너무 고마웠다.
사실 나는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에 익숙하다. 고등학교부터 기숙사를 살았으며,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중학교도 사실상 집에서는 잠만 잤지 하루종일 도서관에 살았다. 사회에 있을 때는 부모님과 떨어져도 내 앞길 챙기기 바빠 가족에 대해서 별 생각 없이 살았다. 기숙사에 살다가 오랜만에 집에 들어가면 반겨주는 부모님과 툴툴거리는 동생 모두 아무렇지 않았다.
그래서 군대도 그냥 그려려니 하고 잘 살줄 알았지만, 군대에 있다가 가족을 만나니 좀 느낌이 달랐다. 너무 오랜만에 부모님을 뵈어 좋으면서도 슬펐고, 군대와 다르게 사람에게서 따듯함을 느낄 수 있어서 심신에 안정이 찾아왔다.
군대는 내가 원해서 간 곳도 아니고, 내 진로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으며, 항상 주위 사람 눈치를 살펴야 하기에 일상이 스트레스다. 7개월 동안 부모님 곁을 떠나 타지에서 하루종일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오랜만에 느끼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듯한 말과 편함이 더욱 좋았다. (신병 위로휴가를 나가긴 했지만 너무 짧아서 사실상 이동하는 날을 제외하면 여자친구밖에 볼 시간이 없었고, 부모님이 가족보다 여자친구를 먼저 만나고 오라고 하셔서 부모님을 거의 못 뵈었다.)
한 2개월 뒤에 휴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그때는 휴가를 길게 사용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싶다.
군생활이 너무 힘들지만 나의 부모님과 동생이 찾아와준 덕분에 당분간 힘내며 군생활을 해 나갈수 있을거 같다!
*군생활이 힘든점은 개인적으로 신체적으로 힘든것 보다 원하지 않은 사람과 한 생활관을 사용하고, 같이 일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며, 대대에 뜻을 같이할 사람이 없는게 가장 크다. 너무나도 충격적이게 주말만 되면 공부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고 다들 침대에 누워 하루종일 영상만 보고 있는게 참 안타깝다. 끼리끼리 놀고, 같이 생활하면 닮게 된다고 같이 어울렸다가 나도 물들어서 20대의 소중한 시간을 허투루 쓸까봐 주위 사람들에게 일과시간 외에는 섣불리 다가가지 않는다. 공부하는 사람이 없어서 사지방을 혼자쓸 수 있어서 편하긴 하다.
앞으로 전입올 신병들은 자신의 꿈을 쫓아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여 같이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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